광주 광산구 일반회계를 담당하는 제 1금고가 30년 만에 농협에서 국민은행으로 변경된 것을 놓고 농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했다.
농민단체가 심의 자료 공개와 금고 재선정을 요구한데다 농협 측이 법적 대응을 검토하면서 파문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시농민회 등 8개 농민 단체 소속 800여 명(주최 측 추산)은 29일 광산구청 앞에서 ‘광산구 금고 선정 규탄 집회’를 열고 “광산구는 1금고 선정 과정에 특정은행을 밀어준 의혹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성명에서 “금고 선정 심의 위원 9명 가운데 3명이 구청 집행부로 구성됐다. 나머진 구 지방세 심의위원 4명, 구민감사관 1명, 구의원 1명으로 꾸려졌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15년 심의회 구성 때와 달리 전문 기관의 추천도 받지 않았다. 구청 집행부 의도가 반영될 수 있는 심의가 이뤄질 개연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구는 심의자료에 지역사회 기여 실적을 조정하고 재가공했다”며 “농협중앙회·지역농협은 최근 3년간 지역사회 기여금으로 81억원 가량을 지원했다. 구는 이중 영농지원사업금을 차감하고 평가했다는 의혹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또 “광산구 금고지정·운영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은 최근 2년간 광역·기초자치단체 금고취급 경험·운영능력 등을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해 순위에 따라 배점토록 규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금고 관리 업무 수행능력 평가 항목 심의에선 주관적 평가로 규칙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고 선정 과정에 불공정한 행위가 없었다면 심의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부당함이 밝혀질 경우 재선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이같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1인 시위, 천막 농성 등 전면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광산구 관계자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총 3차례 금고 선정 심의 과정 모두 위원 선정 절차는 같았다.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 심의위원(4배수)에게는 심의 전날에만 연락했다”고 반박했다.
또 “영농지원사업은 정부 시책을 반영한 지자체 협력 사업으로, 금융기관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다. 조례상 평가 항목으로 포함시킬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고 운영 능력 또한 설명회를 열고 ‘정성 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농협 측의 동의를 받았다. 운영계획을 심의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며 “위원회 결의사항으로 최종 심의결과만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광산구 금고 평가심의위원회는 최근 19개 항목을 종합 평가해 제 1금고를 운영할 금융기관으로 국민은행을 낙점했다. 1금고 변경은 광산구가 광주시로 편입, 자치구로 승격된 1988년 이래 30년 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은 광주지법에 ‘광산구 금고 선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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