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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로 보내기페이스북으로 보내기미투데이로 보내기 철학자와 아내(4)-공자와 맹자
서양 철학자들이 아내를 끔찍이 사랑하거나 애틋하게 대했던 반면, 동양철학자 중에는 아내를 홀대한 경우가 많다. ‘레이디 퍼스트’를 부르짖는 신사도 정신과 남존여비(男尊女卑) 유교 사상의 충돌이라고나 해야 할까.

아내를 까다롭게 대한 경우의 대표자는 단연 공자이다. 그는 열아홉 살 때 어머니의 권유로, 노나라에 와서 살고 있던 송나라 사람 계관 씨의 딸과 결혼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의 까다로운 성미를 견디지 못하고 도망쳐 버렸다는 설이 있다. 그가 결혼한 지 1년 만에 아들을 낳았다는 <논어>의 기록 이외에는 아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으며, 또 “여자는 소인배와 같다.”느니 “다루기 어렵다.”느니 하는 그의 여성관으로 보아, 이러한 설이 옳은 것 같다. 

우리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의 고사를 통하여,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 교육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잘 알고 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맹자 역시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했음을 보게 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아내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맹자의 아내가 어느 날 방안에 혼자 있을 때, 걸터앉았던가 보다. 그때 마침 맹자가 문을 열고 들어오다가, 그 모습을 보고 말았다. 맹자는 곧 모친을 뵈옵고, “아내가 무례하니, 버려야 하겠습니다.”하고 말하였다. 맹모가 “무슨 이유인가?”라고 묻자, “아내가 걸터앉았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맹모가 다시 “네가 어떻게 그것을 보았느냐?”고 물으니, 맹자는 “제가 그것을 직접 보았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 말을 듣고 난 맹모는 말하기를, “그것은 네가 무례한 것이지, 네 아내가 무례한 것은 아니다. 오례(五禮-나라에서 지내는, 다섯 가지 의례)에 말하지 않았더냐? 장차 대문에 들어갈 때는 누가 있느냐고 묻는 법이고, 대청 위에 올라갈 때는 반드시 기침소리를 내는 법이며, 또 방안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앞만 보고 남의 좋지 않은 점은 보지 말라고. 그런데 네가 갑자기 방에 들어가면서 사람의 기척도 내지 않았기 때문에 네 처가 걸터앉은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니, 이것은 네가 무례한 것일 뿐 어찌 너의 아내가 무례하단 말이냐? 그런데 또한 네가 무례한 것은 너에게 예를 잘 가르치지 못한 어미에게 죄가 있으므로, 그 벌은 내가 받아야 한다.”고 말하며, 스스로 자신의 종아리를 피가 나도록 때렸다. 이에 맹자는 무안하여, 스스로 책망했다고 한다.

사실 이 모든 과정이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황당하기 짝이 없다. 방안에 혼자 있을 동안에 걸터앉았다고 하여 내쫓을 남편이 어디 있으며, 또 순순히 쫓겨날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또 아내와 이혼하려 할 때 어머니(혹은 부모)와 진지하게 상의할 아들이 얼마나 있을 것이며, 또 어머니(혹은 부모)가 말렸다고 하여 순종할 사람은 또 얼마나 될 것인가? 더욱이 자식의 잘못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스스로 채찍질하는 부모, 그 장면 앞에서 자책할 자식은 또 몇이나 될까?

이 고사(故事)는 매우 드라마틱하여 잘 짜인 각본처럼, 작위적인 냄새가 풍기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바, 첫째는 언제 어디서든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남의 허물을 보려 하지 않는 자세와 스스로 반성하는 태도일 것이다. 어떻든 맹자가 아내의 처지를 고려하기보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더 복종하고자 했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하지만 이 점은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많은 아내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요인이 아닐까?

광주교대교수, 철학박사.소설가 /강성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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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률 (gwangmae5678@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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