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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 내린 안전’ 건설 현장 현주소는? 트위터로 보내기페이스북으로 보내기
최근 3년간 건설현장 노동자 36명 사망… 한 달 1명꼴 학동·화정동 잇단 붕괴 참사로 지역사회도 깊은 상처 대형 현장 17곳, 아파트 신축도 63곳… 광주는 ‘공사중’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광주에서 발생한 주요 건설현장 사망 사고.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2021년 4월 4일 계림동 주택 개축현장 붕괴·매몰, 2021년 6월 9일 학동 재개발 4구역 철거건물 붕괴, 2022년 1월 11일 화정아이파크 붕괴 참사, 2022년 5월 24일 북구 임동 펌프카 파손 사망 사고.      /뉴시스

최근 3년간 광주 지역 내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각종 안전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36명이다.

한 해 건설 현장에서만 노동자 12명꼴, 한 달 1명꼴로 숨진 셈이다.

대형 건설 재해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의 생명과 일상마저 위협하고 있다.

철거 도중 무너져 내린 건물이 통째로 정류장에 일시 정차한 시내버스를 덮친 학동 재개발 4구역 철거물 붕괴 버스 참사.

완공을 눈앞에 둔 도심 고층 주상복합아파트 16개 층이 연쇄 붕괴한 HDC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 붕괴 사고까지…

광주에서 불과 6개월 사이 잇따라 발생한 사상 초유의 대규모 건설 사고는 지역사회 전체에 큰 상흔을 남겼다.

두 참사에 앞서 건설 현장 안전은 이미 ‘빨간불’이 켜져 있었다. 학동 붕괴 사고로부터 두 달 전인 2021년 4월에는 동구 계림동 주택 개축 현장 붕괴·매몰로 4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큰 참사를 두 번이나 겪고도 건설 사고는 또 발생했다. HDC 아이파크 붕괴 4개월 만인 지난해 5월 북구 임동 아파트 신축공사장에선 콘크리트 타설 차량(펌프카) 작업대가 파손, 이에 맞은 중국인 노동자가 세상을 등졌다.

경찰 수사로 면허 취소 이후 재취득하지 않은 펌프카 기사, 철재 피로 강도 누적을 감안하지 않은 공사 강행 정황 등이 드러났다.

‘안전 불감증’이 또 한 번 비극을 낳은 것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광주 도심 곳곳에선 크고작은 공사가 펼쳐지고 있다.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광주 지역 주요 건설 현장은 80곳이다.

현재 광주 지역 내 공사비 50억 원 이상 대형 건설 현장(600가구 이상 공동주택 포함)만 해도 17곳에 이른다.

제2순환도로 진월 나들목(IC), 지산배수지, 인공지능 융합 집적단지 조성 등 관급 토목 공사부터 문흥동·신용동·선교동 민간 아파트 신축 현장까지 도심 곳곳이 온종일 쉴 새 없이 공사로 분주하다.

600가구 미만 아파트 시공 현장도 63곳(서구 17곳·북구 16곳·남구 14곳·동구 8곳·광산구 8곳)이다.

완공 시 2만 7081가구에 달한다.

단독·연립 주택, 상가 등 소규모 공사까지 더하면 수백여 곳으로 추산된다.

광주시가 지난해 말 건설 공사장 15곳에서 민·관 합동 겨울철 긴급 안전 점검을 벌인 결과, 지적사항 52건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44건은 안전과 직결되는 법령 위반 사항이었다. 시공 품질 관련 위반도 5건이나 됐다.

기본 중 기본인 ‘추락 방지망’이 기준에 못 미치게 설치돼 있거나 안전 난간·비계 발판 등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현장도 있었다.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수직 하중 지지대(동바리)가 설치 기준에 미달한 경우도 적발됐다.

품질 점검에선 ‘겨울철 콘크리트 타설 계획’이 미흡하거나 양생·자재 관리 보완이 필요한 사례가 확인됐다.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또 다른 원인으로 겨울철 양생 강행에 따른 시공 품질 저하가 꼽힌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지만 현장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

합동 점검 결과에 따라 시는 시정 요구(40건) 또는 개선 권고(12건) 조치를 했다.

앞서 광주고용노동청이 지난해 중대재해 발생 위험이 높은 건설 현장에 대해 벌인 산업안전보건감독에선 감독 대상 현장 396곳 중 무려 229곳이 법을 위반했다.

구체적 적발 내용은 개구부 등 방호 조치 미실시 22건(30%), 안전 난간 구조·설치 요건 미준수 7건(10%), 계단 난간 미설치 6건(8%), 추락 방지 미실시 5건(7%) 등이었다.

‘불씨’는 늘 살아있다. 현장은 새삼 ‘안전제일’을 외치고 정치권은 입법 대책을 내놓지만 인재(人災)는 되풀이된다.

비용 절감 속도전 공사 관행과 만연한 하도급 구조, 그 이면에 자리한 ‘안전 불감증’이 뿌리 뽑히지 않은 탓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법 제도 정비보다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현실적 방안들을 찾아야 한다. 원청 시공사는 사고를 내도 형사 처벌과 행정처분에서 ‘솜방망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해서든 법망을 피한다”고 밝혔다.

이어 “큰 틀의 법만 만들다 보면 규제만 강화돼 불법 행위가 양성된다는 지적도 있다. 불법 하도급을 예로 들면 행정 당국에 제출한 서류는 따로 있고 실제론 이면 계약이 횡행한다”며 “현장 안전 책임자보다는 경영인에게 보다 무거운 책임을 묻고 경영상 불이익이 되도록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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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권철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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