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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06월10일 09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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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지방소멸 현주소 출생수당에서 만원주택까지 ‘백약 처방’ 트위터로 보내기페이스북으로 보내기
18세까지 현금 지원 파격적 ‘318 수당’에 지역화폐 육아수당까지 월임대료 1만원으로 최장 10년 거주… “주거비 고민 끝” 벤치마킹 난임치료비·건강검진비 지원, 전국 최초 청년 문화복지카드 눈길
 
“오늘 무안역에 도착해 깜짝 놀랐습니다. 내리는 사람이 저 한 명 뿐이고, 역무원도 없는 무인역이더라고요. (국제공항이 있는) 무안이 경북 의성, 군위보다 인구소멸이 더 심각하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나도 놀랐습니다”
4월 하순, 전남 무안 초당대에서 열린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 시 소음대책 마련 토론회’에 참석한 한 전문가 패널의 뼈 있는 한 마디다.
50년 간 공항설계 외길을 걸어온 그는 “의성·군위 주민들이 시끄럽기로 소문난 F-15를 보유한 대구기지를 받아들인 이유는 바로 인구소멸을 막기 위해서였다”며 무안역에서의 놀라운 체험담과 함께 지방소멸의 심각성을 거침없이 토로했다.
그의 장탄식은 지역소멸에 대한 경고등이었고, 지방정부 입장에선 반드시 풀어야 할 시대적 과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남도와 일선 시·군이 숨이 꺼져가는 지방을 살리는데 행정력을 올인하고, 올해를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보고 ‘지역소멸 극복 원년’으로 선포한 이유와도 궤를 같이 한다. 전남권 자치단체들이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 ‘백약(百藥) 처방’을 내놓고 있는 것도, ‘주민등록 인구 180만 붕괴’로 상징되는 시대적 절박함을 대변한다.

◆318 출생수당에 지역화폐 육아수당까지 
전국 최초로 출생아에게 18년 간 수당을 지급하는 ‘318 출생수당이 대표적이다. 국가, 전남도, 시·군이 3주체로 나서 수당을 지급하는 사업으로, 도와 시·군이 최소 20만원을 지급키로 한 가운데 국가 지원이 더해지면 지급액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산술적으로 신생아 1명이 18세까지 최소 4320만원을 받게 되고, 세 자녀일 경우 수혜액은 1억3000만원에 이르게 된다. 국가선별지원금을 포함하면 1인당 1억1520만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그동안 다양한 출생정책이 쏟아졌지만, 피부를 느낄 수 있는 현금 지원은 부족하고, 이마저도 7세 이하 취학 전 영유아에 집중된 점, 출산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육아비용 부담 때문”이라는 각계 보고서가 정책적 배경이 됐다. 첫만남이용권, 부모급여, 아동수당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넉넉히 스며들었다.
맘 편한 출산 친화정책도 10여 가지에 이른다. 올해부터 지원된 난자 냉동시술비가 대표적으로, 결혼여부와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초음파, 주사료, 약제비 등 난자 채취에 필요한 시술비의 50%, 최대 200만원까지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밖에 한방 난임치료 지원, 권역별 공공산후조리원, 신혼부부 건강검진비 지원, 출산 기피 인식 전환을 위한 ‘전남 100인의 아빠단’, 24시간 거점 시간제보육 어린이집, 조부모 손자녀 돌봄지원도 출산 장려책으로 시행 중이거나 도입 예정이다.
육아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해 효과를 톡톡히 본 곳도 있다. 강진이 대표적으로, 자녀수와 상관없이 출생아 한 명당 매월 60만원씩, 84개월 동안 지역화폐로 육아수당을 지급한 결과, 올 1분기 출생아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나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김명신 전남도 인구청년이민국장은 9일 “수 년 간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지만, 직접 지원이나 양육에 대한 지원은 부족했고, 그 결과 출산기피 풍조가 만연화된 측면이 있다”며 “가족이 살아야 지역이 살 수 있다는 신념으로 다양한 복지정책을 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지혜 전남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출생수당을 통해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것만큼이나 가족친화적 사회분위기 형성과 가족 생애 전 주기에 걸친 정책과의 연계도 매우 중요하다”며 “워라밸, 즉 일과 생활과의 균형을 바탕으로 한 가족친화적 직장문화 확산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만원 주택’…월 임대료 1만원으로 최장 10년 거주
‘전남형 만원주택’은 전남도가 청년들의 역외 유출을 막기 위해 내놓은 ‘파격적 실험’이다. 비혼, 저출산의 주된 원인인 과도한 주거비 부담을 덜어 청년과 신혼부부의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하자는 취지로, 전국 광역지자체 중 최초로 도입된 사업이다.
전남형 만원주택 사업은 신혼부부를 위한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과 청년을 위한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을 신축, 보증금 없이 월 1만원의 임대료로 최장 10년 간 거주할 수 있다. 도비, 광역소멸기금 등 2843억원이 투입된다.
최초 거주 기간도 4년으로 기존 공공임대 아파트보다 2년이나 길다. 신혼부부는 아이를 한 명 출산할 때마다 3년씩 연장할 수 있다. 청년, 신혼부부 등은 월임대료를 1만원만 부담함으로써 절감된 주거비를 모아 자립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는 680억원 규모의 청년 주거안정과 한옥기금을 전국 최초로 조성키로 하고, 지난 3월 조례까지 제정했다. 도내 16개 인구감소지역에 만원주택 1000호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응은 뜨겁다. 4월 화순에서 진행된 만원주택 입주자 모집 결과, 100가구 모집에 657명이 몰렸다. 특히 청년형은 50가구 모집에 606명이 지원, 1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젊은층 유입에 공실 해소, 경제 활성화 등 1석3조에 나주, 강진, 신안에서 만원주택 사업이 시작됐고, 서울 동작구와 충남 청양까지 벤치마킹도 이어지고 있다. 고흥·보성·진도·신안 등 4곳은 전남도의 만원주택 공모에도 선정됐다.
주택만으로 정주환경을 구축하긴 역부족인 만큼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남연구원 최우람 책임연구위원은 “입지 선정과 주택 건설이 완료된 후에는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 교육·문화·교통 지원프로그램과의 연계성, 특히 지원 프로그램은 중앙 부처 사업과 연계하는 방식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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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선호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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