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의 상징/‘보라’와 ‘자주’로 매력을 발산하라

이번 회는 보라와 자주다. 이 두 색은 색상의 차이는 있지만 상징하는 의미는 거의 같다. 때문에 동일선상에서 설명될 수 있다. 이들을 구성하는 색상은 스펙트럼 상에서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상반된 성질의 빨강과 파랑이다. 그러나 두 색의 혼색인 보라와 자주는 구성색인 두 색과 심리적·감정적 면에서 상반된 성질을 나타낸다.
정신과 감정, 심성과 육체의 조화를 상징한다. 심리학적으로 보라와 자주는 따뜻하게 격려하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높은 자부심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오래 전부터 자주색은 부귀와 기품의 상징이었다. 때문에 왕후 또는 영적인 계시를 상징하는 색으로도 사용되었다. 때문에 기독교에서는 예수 수난의 현의를 표현하는데 쓰였다.
부활절, 특히 회색의 수요일과 성 토요일의 상징으로 사용됐다. 보라 역시 예부터 서양에서는 신성하고 고귀한 색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헤브루 및 초기 기독교 성직자들은 보라색 성복을 입었다. 이처럼 보라는 신의 뜻을 대행하는 성스러운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는 선택받은 색이었다. 자주색의 특성은 언어적 표현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자주색을 이어받다(assume the purple)’는 ‘왕위계승’의 완곡한 표현이고 ‘자주색을 얻다(attain the purple)’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추기경에 임명됨을 의미한다. ‘자주색으로 태어나다(born to the purple)’는 명가나 왕후의 집안에 태어난다는 뜻이다.
한편, 자주는 탐미적인 생활을 의미하기에 허식의 색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선호하는 색상의 꽃을 통해서도 성격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옅은 자주색의 라일락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화려함을 좋아한다.
이들은 선천적으로 정열적이고 활발하며 외향적인 성격을 소유하고 자부심이 강하고 멋 내기를 좋아한다. 때문에 항상 생기발랄한 매력을 유지한다. 동양 문화권에서도 보라는 하늘의 뜻을 대행하는 자만이 취할 수 있는 색이었다. 때문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일반 백성들은 보라를 시용할 수가 없었다. 빨강과 파랑은 색상환에서 서로 보색으로서 몸과 감정에 대한 작용이나 상징적인 의미에서 정반대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보라색은 이 두 색이 혼합된 색으로 서로 다른 두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영성을 상징한다. 즉 보라는 하늘의 상징인 파란색과 인간의 피를 상징하는 빨강이 섞인 중간색이기에 영적으로 하늘의 뜻을 인간에게 전달하는 자의 존엄한 이미지에 가장 어울리는 색이라고 본 것이다. 보라나 자주를 주위에 사용하면 깊이 있는 생각을 이끌어낸다.
따라서 이 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대부분 사려 깊고 내성적인 경향이 있다. 그러나 늘 보라와 자주에 둘러싸여 있으면 그 영향을 받아 억울한 감정(마음이 답답하고 불쾌함)이 들기도 하는데 이는 보라와 자주의 에너지가 너무 강해 정신이 지탱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금색이나 주황색 계통을 적절하게 사용해서 주위를 꾸미면 도움이 된다. 장식에 보라를 활용해보라. 보라는 색상환 상에서 한색과 난색의 사이에 있다. 보라의 기본색인 파랑과 빨강은 힘이 비슷하기 때문에 보라는 난색도 되고 한색도 된다. 이때 파랑이 강하면 시원해 보이고 빨강이 함께 있으면 따뜻해 보인다.
보라계통을 통해서 받는 느낌은 조합되는 색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진다. 예컨대 라벤더 블루(흐린 파랑)의 경우 분홍색과 혼합되면 시원해 보이고, 파랑과 합해지면 따뜻함이 더해진다. 라벤더 블루 속의 붉은 빛이 눈에 띄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