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참사’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 17일 한자리에 섰다. 청와대 앞이었다.
고(故) 김용균씨, 이한빛 tvN PD, 삼성LCD 뇌종양 피해자,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세월호 참사 등의 유가족 및 민주노총 등 시민노동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유경근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같은 참사가 반복되는 이유는 피해자와 유족의 요구와 바람을 이 사회가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유족의 바람은 ‘땡깡’이고 무리한 요구이며 비이성적이란 선입견을 갖고 정부와 국회는 물론 사회 전반이 무시하고 듣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 위원장은 “사회적 참사는 안전사고나 산업재해로 취급할 게 아니라 살인범죄로 접근해 진상조사를 하고 처벌해야만 반복을 막을 수 있다”며 “진상조사 과정에 유족이 참여하고 수사 후 기소 및 처벌하는 과정에서도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 현장실습 고교생 고(故) 이민호군의 아버지 이상영씨는 “지난해 아이 장례를 치르고 나서 두 달 동안 집 밖에 나오지 않은 채 암흑 속에서 사회와 등지고 살았다. 그 순간 만큼 괴롭고 힘든 과정이 나 말고 다른 사람한테는 오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컸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망자 고(故)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유미처럼 각종 암에 걸려서 사망한 사람이 벌써 100명이 훨씬 넘었지만 처벌받는 사람, 책임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사업주들이 처벌 받지 않으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계속해서 죽을 수 밖에 없고 병들 수밖에 없다. 정부와 노동부는 안전하지 못한 사업장을 엄중하게 처벌해달라”고 촉구했다.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아들 용균이가 제 곁을 떠난지 37일이 됐다’며 “그토록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계획하고 성실히 살아왔는데 뭐가 잘못돼서 내 아들이 이런 사고 당했는지 묻고 또 묻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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