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총장의 업무 복귀 문제로 법적 다툼이 진행되는 등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조선대학교가 차기 총장 선출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10월1일 새 총장을 선출해 내부 분열이 종식될 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강동완 전 총장 측이 “차기 총장 선출은 명백한 업무방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총동창회가 투표에 불참해 선거 전후 내부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26일 조선대에 따르면 총장추천위원회는 당초 예정대로 이날 오전 9시부터 차기 총장 선출을 위한 사전투표에 돌입했다. 사전투표는 27일까지 이틀 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법과대학 모의법정에서 진행된다. 이어 다음달 1일 오전 본투표를 거친 뒤 사전투표와 본투표를 합쳐 최종 당선인을 가릴 예정이다. 과반 특표가 없을 경우 선거 당일 1,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이번 선거에는 박대환 전 대외협력처장(독일어문화과), 민영돈 전 조선대병원장(의학과), 이봉주 전 교수평의회 의장(물리학과), 윤창륙 전 교평의장(치의학과) 등 4명이 출사표를 던져 4파전으로 치러지고 있다.의과대학 대 비(非) 의대 구도로 표심이 나뉠 공산이 커 전략적인 비공식적 연대 등이 이뤄질 경우 표 대결이 예측불허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선거권 비율은 당초 교원 75%, 직원 13%, 총학생회 8%, 총동창회 4%로 결정됐으나, 총동창회가 ‘(강 전 총장) 선 복귀, 후 총장 선출’을 요구하며 투표를 보이콧해 총동창회 몫 4%를 제외한 96%를 100%로 환산해 선거권 배분이 조정됐다.
우여곡절 끝에 선거가 개시됐지만, 변수가 만만찮다. 당장 3∼4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우선, 강 전 총장 측이 법원에 신청한 ‘차기 총장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의 인용 여부다. 인용될 경우 선거 자체가 불법이 되기 때문에 즉각 중단될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기존 총장권한대행과 직전 총장의 어색한 동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선거는 정상 진행되겠지만, 이 역시 강 전 총장 측이 차기 총장을 인정하지 않고, 학내 최고 협의기구인 대학자치운영협의회의 4대 구성원 중 하나로 투표를 보이콧한 총동창회가 반발할 경우 총장 권한 인수인계도 난항에 부딪힐 수 있다. 어떤 식으로든 ‘한 지붕, 두 총장’이라는 기형적 구조를 피할 수 없다는 비관론이 나오는 까닭이다.
법인 이사회가 지난 3월 강 전 총장을 해임한 데 이어 최근 조선대 교원징계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여 2차 해임한 것을 두고 강 전 총장 측이 검찰 고발 등 추가 법적 대응에 나설 태세여서 이 역시 총장 선거와 맞물려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직전 총장과 이사회가 정면충돌한 가운데 전임 보직교수 등 일각에서는 “학내 혼란이 커질 수 있다”며 ‘선 업무 복귀, 후 총장 선출’, ‘법원 판결 후 선거 실시’ 등을 주장하고 있는 점도 가벼이 넘길 사안이 아니다.
대학 관계자는 “대학 입시 한 가운데서 가처분 신청, 행정소송, 대자협 내부 이견 등 민감한 이슈가 얽히고 설킨 가운데 총장 선거가 진행되고 있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서둘러 학교가 안정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대 법인이사회는 지난해 교육부 평가결과, 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한데 대한 책임 등을 물어 같은 해 11월30일 강 전 총장을 1차 직위해제한 데 이어 올해 2월26일 2차 직위해제, 3월28일 해임 결정을 내렸으나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절차상 하자와 해임 사유 소명 부족을 이유로 ‘직위해제 무효, 해임 취소‘를 결정했다.
이를 근거로 강 전 총장은 업무복귀를 강행했으나, 이사회 측은 “사학 자율성 침해”를 이유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교육부가 지적한 절차상 하자 해소 차원에서 대학 내 징계위원회를 거쳐 지난 18일 강 전 총장을 재차 해임했다.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