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公과 사私의 구분에서 정치는 시작한다. 제갈량은 공과 사를 엄정하게 구분하여 청렴하게 살았다. 유비의 집단은 여러 파벌로 나뉘어져 있다. 관우를 중심으로 한 직계수하 세력, 제갈량을 중심으로 한 형주 선비들, 그리고 이엄을 중심으로 한 익주의 투항세력들이다.
제갈량도 이런 정적들과 권력다툼을 하였다. 제갈량은 정적과의 가정적인 대응을 피하고 포용하고 포섭하고 공과 사를 그르치지 않으려 노력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제갈량은 정적들로부터 탄핵을 받지 않았다. 제갈량은 삼국시대 서주에서 태어났다. 이곳은 춘추전국시대 패권을 장악한 제나라 땅이었다. 제갈량에게는 제나라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가 그토록 닮고 싶어 했던 관중의 나라이기도 하다.
제나라 태생의 사람들은 명랑하고, 활달하며, 지혜가 가득하다고 사마천은 평을 했다. 이러한 제나라의 기질을 받고 태어난 제갈량은 어린 나이 9세에 어머니, 14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숙부에게서 키워진다.
제갈량은 숙부와 함께 남쪽으로 피신하여, 형주 양양에 정착한다. 그는 양양 근처 융중에서, 17세 부터 10여년 간 학문에 정진을 하게 된다. 특히 그는 노장철학에 탐닉했다. 도가사상의 영향으로, 제갈량은 평생 헛된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그는 평생 동안 전장과 사선을 넘나드는 양육강식의 시대를 살면서도, 온유하면서도 겸손으로 일관된 삶을 살았다.
신하의 직분과 책임을 자각한 제갈량은 재물이나 여색에 대해서도 별다른 욕구를 보이지 않았다. 제갈량이 이엄에게 보낸 서신 내용이다.
“나는 80만 곡斛을 녹으로 받았으나 남은 것이 없고, 처첩에게도 그 신분에 어울리는 옷이 없다오”
제갈량은 죽기 전, 유선에게 표를 올려 “성도에는 뽕나무 8백 그루, 메마른 땅 열다섯 이랑이 있으므로 제 자손의 생활은 이것으로 여유가 있습니다. 신이 밖에서 임무를 수행할 때에는 특별히 조달해 줄 필요도 없고, 몸에 필요한 의식은 모두 관부에서 지급해 주므로 다른 산업을 경영하여 약간의 재산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만일 신이 죽었을 때, 저희 집안에 남는 비단이 있게 하거나 밖에 여분의 재산이 있게 하여 폐하의 은총을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
실제로, 제갈량이 남긴 유산은 메마른 땅 15이랑에 뽕나무 8백 그루밖에 되지 않았다.
지혜의 화신, 탁월한 전략가, 공평무사와 청렴의 재상 등으로 불리는 제갈량의 가장 큰 능력은 청렴淸廉이었다. 그는 혼란의 시대를 종식하고 평화로운 새로운 시대를 이끄는 국가를 만들고 싶어 했다.
제갈량은 수십 년 동안 권력의 정점에 있었으나, 단 한 번도 자신과 가족을 위해 사리사욕을 채운 적이 없다. 제갈량은 정말로 어려운 일을 해낸 것이다.
한 국가를 바로 세우는 것이, 승상 한 명의 청렴으로 이루어 지겠는가. 제갈량에게, 그의 정치사상을 따르는 충실한 인재가 필요했다.
제갈량은 백성들과 병사들의 인화를 끄집어 내기 위해서 인재 추천에 신중을 기하였다. 제갈량은 사람을 이해하는 도 知人之道를 7가지를 제시하였다.
하나, 옳고 그른 것에 대해 물어보아 시비를 가르는 능력을 본다. 둘, 궁지에 몰아 임기응변할 수 있는지를 살핀다. 셋, 책략 따위를 물어 식견을 본다. 넷, 위기 상황을 알려 난관에 맞설 용기가 있는지 본다. 다섯, 술에 취하게 하여 본성을 본다. 여섯, 이익을 제시해 청렴 여부를 살핀다. 일곱, 일을 맡겨 신용이 어떤지를 본다.
제갈량은 능력과 실천 외에 인품을 제대로 갖춘 인물을 선발했다.
반면에, 조조는 유재시거愉才是擧의 원칙에 따라서 철저한 능력 위주로 인재를 발탁하였다. 그는, “덕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기용해야 하는 것도 아니며 기용했다고 해서 꼭 덕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제갈량은 도덕적인 청렴함,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냉정하게 생각하는 여유, 자신보다 주군과 나라,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에서 당대는 물론 후세에 기리 남는 최고의 인재였다.
제갈량은 자신의 지혜를 다해서 충성했던 유비를 초월했을 뿐만 아니라 그토록 위풍당당하던 조조마저도 초월했다. 그는 유비와 유선 부자를 보좌해서 찬란한 업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절조와 뜻, 그리고 아름다운 언행과 덕에서도 당대 최고의 도덕적 표준에 도달해 있었다.
2020년 제갈량과 같은 청렴한 국민들이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가득차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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