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는 여섯 살 때 문법학교에 입학하였다. 그러나 공부에 취미가 없어 장난과 유희에 몰두하였다. 그런 중에도 시 암송이나 웅변 등에는 소질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마다우라로 보내 공부하도록 했다. 그러나 열여섯 살 때에 가정형편이 기울어 학업을 중단한 채 고향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이때부터 그는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려 도둑질과 거짓연애 등 나쁜 일을 저지르기 시작하였던 바, 예컨대 남의 집 정원에서 배를 훔쳐 먹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다시 카르타고에 있는 평민학교에 입학시켰다. 그러나 여기서도 아우구스티누스는 난폭한 학생집단과 우정을 맺었다. 그는 여자들과 연애하는 일에 매우 열심이어서 밤이나 낮이나 그 속에 파묻혀 시간을 보냈다.
열아홉 살 때에는 노예출신의 천한 여자와 동거하였고, 그 후 곧 아들까지 낳았다. 이 무렵, 그는 이단종교인 마니교에 푹 빠져 그 지도자로 추대받기도 했다. 그는 아내와 세 살 된 아들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기독교를 버리고 마니교 신자가 되어 돌아온 아들을 보자 어머니는 눈물을 머금고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자를 쫓아내고 말았다.
그런데 서른 두 살 되던 해의 늦은 여름, 아우구스티누스는 “펴서 읽어라!”라고 하는 어린이들의 노랫소리를 우연히 듣게 된다. 불현듯 느끼는 바가 있어 신약성경을 집어 유연히 펼친 곳을 읽어 내려갔다. 거기에는 ‘열락과 술주정, 음란과 방탕, 싸움과 시기를 버리고 낮에 행동하는 사람처럼 단정합시다.’(로마서 13:13-14)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이때 그는 커다란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된다.
한편 아우구스티누스는 어머니(성 모니카)의 권유로 열두 살의 양가집 딸과 약혼하였다. 이 일로 그는 14년 동안이나 동거하며 아들까지 낳은 여자를 버려야만 했다. 그러나 그는 얼마 후 정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다른 여자를 가까이 하였다. 약혼녀의 나이가 너무 어려 2년 후가 아니면 결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가 찾아와 ‘모든 욕망을 버린 채 산 속에 들어가 수도사의 생활로 일생을 마친’ 이집트의 안토니우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드디어 그는 큰 결심을 하고 약혼녀에게 파혼을 통보한다.
서른일곱 살에는 타가스테의 사제직을 맡게 된다. 그는 아버지의 유산을 모두 교회에 바친 다음, 교회 구내의 사택으로 옮겨 죽을 때까지 그곳에서 살게 된다.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신학과 철학분야의 책을 쓰는 데 보냈던 바, 반달족의 공격을 받아 힙포 도시가 점령될 때에도 그의 손에는 붓이 들려 있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반달족의 유린이 3개월 동안이나 계속되었음에도 아우구스티누스의 성당과 도서관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한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젊은 시절을 회고하며 죄를 회개한 적이 있다. 학생시절 공부보다 놀기를 더 좋아한 것, 극장에 자주 간 것도 모두 죄라고 생각하였다. 심지어 젖먹이 때 젖을 달라고 너무 큰 소리로 울었던 일조차 죄를 지은 것이 아닌가 하고 반문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도 한탄해마지 않던 젊은 시절의 방탕이 없었다면, 한갓 냉혹한 신학자나 자기 신념에만 매달리는 고지식한 철학자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 인간적인 방탕과 죄로 인하여 그의 위대함은 오히려 더 빛을 발하는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354년-430년)는 초대 기독교 교회의 교부(敎父-교회의 아버지라는 뜻)로서 삼위일체설(三位一體說-성부와 성자, 성령은 나타나는 방식만 다를 뿐 한 몸이다)과 원죄설(모든 인간은 원초적으로 죄인이다) 등 모든 정통적인 기독교 교리를 확립하였으며, 오늘날 기독교계의 성인(聖人)으로 추앙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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