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점점 더 삭막해져 가는듯하다. 이의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쪽이 정치 분야 아닐까. 각종 시스템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분야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사실 모든 것들이 정치로부터 비롯되지 않는가. 경제도, 문화도, 기타 등등의 사회현상도. 그만큼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발표되었던 국방부 교재 사건을 봐보라.
과거의 정권 시절 같았으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 않는가.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 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군을 훈련시키는 국방부 교재에 서술해버린 것이다.
독도를 일본과 영토분쟁이 진행 중인 지역으로 대한민국 스스로가 끌어넣어 버린 것이란 말이다. 참으로 어이없지 않은가. 현재의 정부가 아니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이 정부에 친일 색이 없었다면 과연 이런 흉측한 일이 발생할 수 있었을까.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정신전력교재 전량을 회수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사건이 일본에는 얼마나 큰 행복을 갖다줬겠는가. 이 흉측한 전력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이슈화될 때마다 우리나라에는 커다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스스로 조장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일본 측에서 보면 손도 안 대고 코 풀어버린 꼴 아닌가. 그리스 철학자이자 신플라톤주의 철학파의 창시자인 플로티노스(Plotinos, 205-270)는 “어떤 눈도 스스로가 태양 같지 않으면 태양을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 어느 한 인간이 뱉어내는 말들은 바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크게 뜬 한쪽 눈으로는 현실의 나를 바로 보고, 감은 한쪽 눈으로는 원래의 나를 사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타인이나 세상을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 사회를 리드해 간다고 생각하는 부류들은 현실의 나를 직시하면서 사유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많은 팔로워(follower)를 죽이고 한 국가를 또는 한 시대를 멸망의 길로 몰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눈의 특권은 꿈을 꾸며 현실을 바라보고, 내면의 나를 보는 일과도 같다고 하잖은가. 그래서 아름다운 눈은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눈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둥둥 떠다니는 섬이고, 빛이고, 꽃이며 존재자의 자기표현이라 한다. 그래서 자신의 눈으로 아름답고 참된 진실을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은 신의 눈을 통해서도 아름답고 참된 진실을 발견하지 못한다고 한다. 즉, 어떤 눈도 아름답지 않으면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상담할 때도 상대방의 눈을 주시한다.
수사관들이 죄인을 심문할 때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만큼 눈만은 진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앞으로 얼마의 시간이 흐르면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그래서 출마예정자들이 수없는 SNS를 보내오고 있다. 일면식도 없는 그들이. 이들 모두를 파악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재 국회의원 등에 재직 중인 자들의 경우는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지 않겠는가.
지역구 활동, 중앙 정치무대에서의 활동, 세평 등을 통해서. “하늘의 태양은 못돼도 밤하늘 달은 못돼도/주위를 환하게 비춰주는 작은 등불 되리라”라는 성가의 한 대목처럼 이러한 자세로 임해주는 출마자를 잘 물색해서 보다 더 행복한 사회를 지향해 갈수록 노력해보면 어떨까.
▲시인, 사회복지학박사
임성욱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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