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랑은 어떤 것일까.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지 않을까. 이들 간에는 어떤 대화든지 나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는 자식의 허물이 아무리 많아도 용서하고 안아주는 경향이 강하다.
부모 안에 자식이 있고 자식 안에 부모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사랑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대체로 부모보다는 자식으로부터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부모 안에는 늘 자식이 있지만 자식 안에는 부모의 모습이 점점 희미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부모든지 극히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늘 자식을 마음속에 품고 살 것이다. 아무리 낭인이 되어서 찾아와도 안아준다. 하지만 자식은 사랑의 온도가 다르다. 자신이 스스로 세상을 주유할 수 없을 때까지는 부모의 힘이 필요하기에 의지하고 따르지만 자립도가 높아질수록 점점 더 멀어지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심리학을 비롯한 여러 인간발달 단계이론에서도 언급된 사실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이 항상 두고 쓰는 말이 있다. 품 안에 자식이라고. 품 안은 대체로 0세부터 1세까지를 말한다. 만1세를 넘어가면서 걷기 시작하면 자기주장이 강해진다. 자기 뜻대로 안 되면 떼를 쓰고 앙탈을 부리는 시기도 바로 이때다. 이때부터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는 자아가 강하게 형성되어가기 시작하면서부터 자기주장을 내세우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주장이 선한 의지에 의한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방향에서의 주장이라면 좋겠지만 전혀 상반된 의지에 의한 비도덕적이고 반사회적인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세상을 물들이고 있는 반사회적이고 비도덕적이고 몰상식적인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인간의 정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마치 썩은 고물 덩어리 같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간의 탈만 쓴 냉혈동물들 같다. 이런 부류들이 정치를 하고 경제를 주물럭거리면 어떻게 될까. 이 세상이 난장판이 돼가지 않겠는가. 정치는 통치자나 정치가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그런데 현상은 어떤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다.
자신들의 생각이 곧 정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적절한 사회적 논의나 합의도 없이 생각대로 밀어붙일 수 있겠는가. 결정하는 이들도 분명히 그 누군가의 부모에게서 태어났을 것이다. 그 부모가 작금의 형태대로 하라고 교육했을까. 일찍이 공자(BC551~479)는 논어에서 인(仁)을 지향하고 예(禮)에 정진하고 실천하는 사람을 군자라 했다. 군자는 두루두루 소통하되 끼리끼리 하지 않고, 소인은 끼리끼리 하되 두루두루 하지 않는다고 설파했다. 현재의 정치계 주류들은 군자들인가 아니면 소인배들인가. 정치는 무한하되 정치인들은 지극히 유한하다. 특히 대통령 임기는 5년이다. 예하 추종자들의 임기 역시 이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흔히 사용하는 시중의 말을 인용해보겠다. “있을 때 잘해!” 그렇다. 힘 있는 자리에 있을 때 가능하면 국민의 입장에서 좋은 정책들을 만들어 펼치면 얼마나 좋겠는가. 좋은 정책은 오래 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다음 정권이 들어서면 바로 사라지지 않겠는가.
그래서 국민 모두가 환영하는 발전적인 정책들을 입안하고 펼쳐서 길이길이 국민들의 가슴에 남는 정치인 또는 관료가 되길 바란다. 이것이 부모의 사랑을 의미 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시인, 사회복지학박사 /임성욱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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