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으면 사람들은 야심 차게 새해를 설계하고 희망찬 새 출발을 다짐한다. 그러나 계획된 대로 이루어내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면서도 어떤 결산 시기에 이르면 자신을 책망하고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성찰하기도 한다.
올해는 우리에게 정책 쇄신의 계기가 될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통 큰 변화를 기대하고 싶다. 우선 앞으로 우리를 대표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새롭게 뽑는 총선이 4월에 있고, 나라 안팎을 달굴 세계인 체육 축제가 강원에서(아시아동계청소년올림픽), 부산에서(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준비되어 있다. 국외적으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가 15개 주에서 경선이 열려 최종후보 윤곽을 알 수 있는 해이기도 하다.
한편 기업과 가계의 부채 증가로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IMF를 극복한 저력 있는 국가로서 또 한 번의 위기를 새 기회로 창출하길 소망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소망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사회에 치우친 가치관 정립과 흩어진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편벽된 가치관 정립해야
지금까지 우리 사회 저변에 발생한 다양한 문제는 사회지도층과 국민의 총체적인 책임이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정치인, 지식인, 종교인, 실업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병폐를 정확히 진단하지 못하고 과거의 낡은 사고와 가치관, 자신의 편벽된 가치에 얽매여 국민적 욕구에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데올로기가 그렇고, 기득권 카르텔, 3 갈등(노사, 빈부, 지역) 등이 그랬다. 또 국민의 경제적 부가 축적되고 생활 수준이 획기적으로 향상되면서 자신의 가치관이 흔들리면서 자만과 오만에 빠져 결국 자기중심적 왜곡으로 사회의 이질적인 병폐를 가져왔다.
《목민심서》 ‘치현결(治縣訣)’에 “군자가 백성을 대할 때는 마땅히 먼저 자신의 성품에서 편벽된 곳을 찾아 바로 잡아야 한다”라고 했다. 지금도 불공정 편파보도, 편향된 페미니즘, 편향된 역사 인식, 편향된 시각으로 얼룩진 사회 이슈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인식, 공정한 가치관 정립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겠다.
불신 풍조는 윗물부터
과거에는 사회 저변에 일어나는 불신이 팽배하여 이를 척결하자는 운동이 선행되었지만, 지금은 권력자들의 행태부터 불신이 팽배하여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당리당략에 눈이 먼 정치적 갈등이나 지역이기주의 빠진 지역 간 갈등, 공정과 상식을 수범(垂範)하지 못해 불신 사회로 흐르고 있다.
불신 조장은 위로는 위정자의 언행 모순, 검찰의 맛 좋은 수사, 정보 불투명, 여론조작, 정치인 테러 언론플레이 등이 난무하고, 아래로는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가짜 눈금을 속이거나 과대광고로 상거래 질서를 무너뜨리고, 사업주의 교언영색으로 투자자들을 모아 사기행각을 일삼는 행위는 패거리 카르텔과 체리피커(cherry picker)족을 연상케 한다.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표본이 되어야 한다. 표본(標本)이란 다른 사람이 그를 보고 따라 한다는 뜻이니 윗물의 탁한지, 맑은지를 먼저 깨닫고 처신해야 한다.
최고의 가치는 정의
정의가 각계 분야에서 우려의 소리가 들린다. 용산궁, 국회, 사법검찰, 노사정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불안, 분노가 아닌 교향악 화음으로 울려주기를 국민은 바란다. 그동안 윤 정부의 정치 형태에 매우 탁(濁)하다는 점수를 주고 싶다. 탁한 물(불의)은 쉽게 맑아지지 않는다. 생수(정의)가 쉬지 않고 솟아야 한다. 생수가 넘쳐흐를 때 우리 국민은 축복받게 될 것이다.
정의는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준다. 내가 꽃 피고 너도 꽃 피면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듯이 갑진년 새해에 정의 꽃이 만발하면 얼마나 좋을까.
작금의 불의한 사회를 무관심하게 넘어간다면 우리의 미래에도 암울할 수밖에 없다. 정의는 나라의 최고의 가치이다. 양심과 도덕성 회복, 사회에 대한 신뢰가 정착된다면 누구나 다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어떤 슬픈 운명의 시련이 닥쳐오더라도 절대 슬퍼하지 말자. 다만 그것이 정의로우면 더욱 값진 것이다.
▲AU사이버대학 전)교수
이동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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