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3000억원 생산과 4만여 명 고용 효과를 기대했던 영암 자동차 경주장이 썰렁하다. 지난 2010년 정부와 전남도는 굵직한 사업을 벌이면서 거창한 청사진을 펼쳤으나 현재는 거대한 경기장이 고요할 뿐이다.
지난 2010년 ‘관광 레저형 기업도시’ ‘한국의 모나코’같은 각종 미사여구 속에 탄생한 KIC와 영암에는 그 어떤 변화의 모습도 찾기 어렵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방치 상태나 마찬가지다. 지난 17일 영암코리안 서킷 4R 경기가 열리는 날도 관람석은 텅비어 있다. 한일 경기로 관심을 모았던 포물러 경기에도 박수치는 사람들은 없다.
10여년이 지나는 동안 경주장이 있는 전남 영암 삼호읍에는 그 어떤 변화 모습도 혜택도 없었다. 경기장 주변에는 점심 식사 한 끼 할 곳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경주장을 찾는 사람 대부분이 차를 타고 15~20분 거리 목포 하당신도시에서 숙박과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
개장이래 경기다운 국제 경기가 없이 현재는 명맥을 잇는 아마추어 경기가 열릴뿐이다. 경기가 열리는 날 수많은 인파와 환호성을 지르는 외국 사례와는 너무다 동떨어져 있다. 질주하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굉음만이 황량한 서킷을 채울 뿐 관람객은 수십 명에 불과하다. 경주장 곳곳은 손길이 닿은 지 오래된 티가 역력하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국가적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모터스포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치적 판단으로 밀어부쳤다는 비난을 받기 일쑤다. 관람객 12만명을 품을 수 있는 경주장에서 지난해 관람객 1만명 이상을 유치한 행사는 단 두 개. 7월 열린 아시아 모터스포츠 카니발(1만6000여 명)과 10월의 CJ슈퍼레이스(1만명)가 전부였다.
큰 경기가 자주 열리지 않는다고 서킷을 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거대한 시설을 동호회 주행이나 기업 행사로 연중 절반이 채워진다는 것은 큰 문제다. 국제 경기가 없으니 수익 구조는 말할 필요도 없다. 운영비를 빼면 수익은 미미 할 수밖에 없다.
말로는 지역 소멸의 위기 시대라고 한다. 영암은 더말할 것도 없다. 이런 국제적 시설을 활용하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국가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상태로 놔두면 지역 사회에도 국가 경제에도 큰 낭비다. 국제 경기 개최가 없다보니 관광 인프라스트럭처가 갖춰지기 힘들고 경주장을 활용할 콘텐츠에 대한 준비도 소홀히 취급된다. 거창한 구호에 묻힌 영암 서킷을 활용할 방법은 없는지 진지하게 물을때가 됐다.
/나윤수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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