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대체로 남의 탓을 잘하는 편이다. 아니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잘 된 것은 내 탓, 못 된 것은 네 탓으로 돌리면서. 이는 어느 한 사람이나 한 부류에게만 국한되는 사항은 아닌 것 같다. 물론 경중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삐걱대는 것이다. 즉, 빼기의 삶을 살아간다는 뜻이다. 당신은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사실 당신 같은 사람은 평생 안 보고 살아도 아쉬울 것이 손톱만큼도 없어 등으로. 이렇게 자꾸 빼기의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주변에 믿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믿고 살 사람만이 아니다. 평범한 대화 한마디 나눌 수 있는 사람마저도 모두 사라져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나날이 각박해져 가는 작금의 세상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 있다. 이는 주변인뿐만이 아니다. 불특정 다수인들을 대상으로도 마찬가지다. 어떤 정치인은 험한 말로, 어떤 작가는 독한 문장으로 그리고 어떤 기자는 험하고 악한 기사로 무차별적인 공격을 해대는 경우도 많다. 물론 기타 부류들도. 이런 상황들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것 같다. 그런데 이들의 말로는 대체로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암에 걸려서, 고독해서, 혹은 모든 권력을 잃어버린 허무함으로 인해 쓸쓸히 또는 고통스럽게 삶을 마감했다. 인생은 참으로 짧다. 순간이다. 그래서 모든 부귀영화도 한때의 꿈일 수 있다. 일장춘몽일 수 있단 말이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마음껏 휘둘렀었다. 하지만 한 사람은 망명 생활을 하다가 사후에야 고국에 돌아왔다. 또 한 사람은 자신의 오른 팔에게 저격당했다. 4명의 대통령은 교도소를 다녀왔다.
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11명의 대통령 중 무려 6명의 말로가 비극적이었다. 비교적 괜찮은 대통령이라 불리웠던 사람도 자살로 마감했다. 사실 11명의 대통령이라 해도 실은 10명이다. 윤보선 대통령은 내각책임제였기에 대통령제 하의 대통령과는 그 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각책임제에서는 총리가 행정수반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렇다면 역대 대통령 중 삶을 제대로 마감한 사람은 누구일까. 김대중･김영삼 대통령이다. 물론 이들도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수없는 고통을 당했었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의 인생 역정은 형극의 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봤을 때 비교적 무난한 삶의 역정을 가진 사람은 아직까지는 문재인 전 대통령밖에 없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여하튼 앞서 예를 든 역대 대통령들만 봐도 더하기의 삶보다는 빼기의 삶이 더 많았다고 생각되는 쪽이 훨씬 더 불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은가. 이 나라 최고의 권좌를 누렸던 사람들도 이러할진 데 하물며 기타 등등의 사람들은 어떻겠는가. 모든 문물들이 극도로 발전해가는 작금의 사회. 이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소외되는 계층은 빼기의 삶을 살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쳐도 저절로 타의에 의한 빼기의 삶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이젠 제발 우리들 모두가 타의든 자의든 간에 더하기의 삶을 살아보자. 우리 모두의 아름다운 삶을 구가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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